오늘은 단풍으로 유명한 가을 화담숲을 다녀왔다. 화담숲 단풍축제는 9월 20일에 티켓 오픈을 하는데 서버가 터질 정도로 경쟁이 심했다.
나는 밤 8시쯤 들어가서 두 시간을 대기한 끝에 겨우 티켓 두 장을 구할 수 있었다. 그래도 가장 절정일 때에 좋은 시간대로 얻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당일까지 QR코드가 안오길래 뭐지 싶었는데 12시 쯤에 QR코드가 카톡으로 왔다. 처음엔 QR코드가 입장시간 준수라는 띠와 함께 가려져 있다가 입장시간 30분 전에 완전히 보여지게 되어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할 때부터 단풍으로 물든 화담숲을 미리 엿볼 수 있다.

화담숲에는 가지고 들어가면 안되는 반입금지 물품들이 있으니 미리 알아두면 좋다. 필요하다면 입장 시에 가방 검사까지 한다. 음식류는 쓰레기 때문에 안되는 것 같고 그 외에 삼각대나 돗자리 등 통행에 방해될 수 있는 물품들은 반입이 금지된다.

화담숲에 입장하자마자 길게 늘어선 줄이 보였는데 이렇게 줄이 있는 것은 사진 찍기 좋은 장소란 뜻이다.

이 줄은 바로 여기서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었다. 곧은 소나무와 화담숲이 새겨진 비석이 있어서 화담숲 입성을 환영해주는 것 같다.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화담숲은 LG 가 만든 숲이다. LG의 구본무 회장도 바로 이 화담숲에 수목장으로 잠들어 있을 만큼 숲의 환경 조성에 공을 들인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 전부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게 없었다.

11월 초의 화담숲은 단풍이 노란색 빨간색으로 아주 예쁘게 물들어 있었다. 어디를 찍어도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나무들을 담을 수 있었다.

조경도 잘해놔서 이렇게 작은 폭포도 볼 수 있었는데 물이 맑고 깨끗했다. 물에 젖은 단풍잎들도 그림처럼 예쁘다.

단풍잎을 근접샷으로 찍어봤는데 실물만큼 담기지 않아 아쉬웠다.

화담숲은 숲만 있는 게 아니라 민물고기나 곤충 생태관도 조성을 해놓았다. 무료관람이지만 그렇다고 질 낮은 생태관이 아니라 볼거리가 풍부했다.

화담숲의 상류에서부터 하류까지 볼 수 있는 민물고기들의 종류와 멸종위기종인지까지 상세하게 설명을 해두었다.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남생이도 볼 수 있었는데 귀엽게 생겨서 계속 보고 있게 된다.


민물고기는 잘 모르지만 상류부터 하류까지 보면서 쓰윽 구경하기 좋았다.

가시고기도 실물로 처음 봤다. 진짜 등에 가시 같은 게 있어서 신기했다.

우리가 잘 몰랐던 민물고기 종류와 설명도 함께 적혀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렇게 민물고기 생태관을 보고 나오면 또다시 알록달록한 단풍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사진 상으로는 날씨가 좋아 보이지만 숲길을 오르는 도중, 비가 간간히 많이 내렸다. 우산을 쓰고 올라야 하는 건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운치 있던 산책길이었다.
나는 모노레일 예매는 실패해서 걸어 올라갔는데 모노레일을 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과 모노레일 안에 가득찬 사람들을 보고 안타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렇게 걸어 올라가면서 보는 게 모노레일을 타고 가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했지만 비올 때 만큼은 모노레일이 부러웠다.

자작나무숲에 도착하자 비가 엄청 많이 내렸었다. 그래도 길쭉하고 하얀 자작나무들은 정말 예뻤다.

날씨가 좋았다면 자작나무 사진이 더 예쁘게 담겼을텐데 그게 좀 아쉽다.

바닥에 떨어져있는 색종이 같이 귀여운 낙엽들도 한 컷 찍어봄.

붉은 단풍잎은 근접으로 찍으면 더 귀엽고 예쁘다.

작은 폭포 주변으로도 단풍나무들이 둘러싸여 있어서 예뻤다.

내려오는 길에 꽃과 단풍나무로 둘러싸인 전통 담장길이 있는데 여기서 사진 찍으면 인생사진 건질 수 있을 것 같다.

걷다보면 이렇게 귀여운 모노레일도 간간히 만날 수 있다.

감탄만 나왔던 소나무 정원의 소나무다. 소나무가 정말 비싼 나무인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소나무 정원엔 멋진 소나무들이 정말 많았다. 숲의 테마 조성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을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잘 관리해 놨다.

그래서 각양 각색의 모양을 가진 소나무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리고 다 내려와서 만난 석양!
비록 숲길을 걸을 땐 비가 왔지만 마지막에라도 이렇게 단풍 사이로 석양이 비추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정말 원없이 단풍을 봤던 하루였다.
원앙연못 너머로 보이는 한옥은 번지없는 주막으로, 파전을 파는 식당인데 비가 오는 평일이었어도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치만 난 더 이상 기다릴 힘이 없었기에 이곳은 패스했다.
이날은 차없이 뚜벅이로 다녔는데 오후 4시 이후로는 택시를 잡을 수가 없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막막했다. 카카오택시를 아무리 불러도 도무지 잡히질 않았음...
그래서 근처 식당에서 일단 밥을 먹고, 식당 사장님께 여쭤보니 택시 말고 개인이 하시는 일반 차를 전화로 부르는 게 나을 거라고 하신다.
그렇게 사장님께서 콜을 해주셨고, 무려 벤츠가 우리를 데리러 왔다.
심지어 곤지암역까지 카카오택시로는 9천원이 나왔는데 개인 차로는 7천원만 받으셨다. 보통 자콜이 더 비싸다고 하는데 이곳에선 아닌가보다. 대신 현금만 받으신다.

뚜벅이로 다니느라 다리는 좀 아팠지만 예쁜 단풍을 볼 수 있어 너무 행복했던 하루였다. 내년엔 운전 연습을 해서 차 타고 다시 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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