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궁확장장치 식립 후 염증, 그리고 장치의 다리 휘어짐 증상-(2편)(사진있음/혐주의)
이전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악궁확장 식립 후 화상 염증으로 고생고생 중이며, 그 와중에도 아침 2번, 저녁 2번 확장장치의 나사를 돌리는 일은 빼먹지 않고 잘하고 있었음. (말을 선택적으로 잘듣는 금쪽이)
후기를 보면 입천장이 쪼개질 때 빡 소리와 함께 코와 머리, 입천장이 엄청 아프다고 하는데 나는 아픈 건 참을 수 있어도 뼈가 쪼개지는 저 빡 소리를 듣는 게 너무 공포스러워서 나사를 최대한 천천히 돌렸다. 천천히 돌린다고 그 소리가 안나는 건진 알 수 없으나, 결론적으로 큰 소리는 못들었고 대신 뼈가 갈리는 작은 소리는 들은 것 같음.
그런데 아무리 돌리고 또 돌려도 뼈가 쪼개짐과 동시에 벌어진다는 앞니는 틈이 생길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웬걸 확장장치의 왼쪽 다리만 휘어진 것을 발견해버림.. 다리 휘어짐을 발견함과 동시에 치과에 가서 진료를 받으니 원인은 '바이트'(?) 라고 하신다. 이를 꽉 무는 버릇 때문에 턱이 넓어지는 것에 비해 아랫니가 내 윗니 공간이 넓어지지 못하도록 꽉 잡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하셨다. 어쩐지 윗턱을 넓히는 중인데 아랫턱이랑 아래 어금니들이 왜 아픈건지 항상 의아했었던 무지한 나...암튼 확장은 잘 됐으니 다리는 잘라내고 지금은 화상 치료에만 신경쓰라고 하신다.
3. 염증과 함께하는 악궁확장장치 나사 돌리기
염증을 발견한 후, 나의 루틴은 아침 저녁으로 양치 후 워터픽으로 염증부위를 쏴주어 피를 보는 일이 되었다. 정말 신기한 것은, 입천장의 재생 능력이 엄청난지 그렇게 피를 보고도 1~2시간 후면 다시 살이 차올라있음. 그리고 음식도 정말정말정말로 많이 식혀먹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그런지 식히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강제 혼밥러가 되어버림. 근데 한 번 생긴 염증은 그 힘이 너무 강력한지 잘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도 난 염증과의 전쟁중 ㅠㅠ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 것은 음식을 아주아주아주 식혀먹고, 워터픽으로 쏴주니, 염증으로 파묻혀있던 나사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 근데 오늘 치과 갔더니 교정 선생님께서 아직도 화상염증이 심하니 미지근한 것도 금지라고 아예 찬 것만 먹으라고 하신다.. 나같은 경우는 식립하고 그 상처부위가 아물기도 전에 뜨거운 음식을 먹어서 그런 것이고 입천장이 스크류랑 완전히 물아일체가 된 후에는 라면을 호로록 먹어도 문제가 없게 된다고 하셨다. 그 전까지는 38도의 음식도 안된다고 하심. 우리 몸보다 2도만 높아도 화상을 입는다고 하신다.. 악궁확장장치 식립하신 분들 식사 다들 이렇게 하고 계시는 건가요?
아무튼 현재 상태는 아래와 같다. 아직도 나름의 노력 중이다. 오늘도 뜨겁지 않도록 초밥을 먹음.. 당분간 찬밥 신세다.

앞서 말했다시피 염증을 신경씀과 동시에 나사는 꾸준히 돌려주었고, 빠직하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아주 천천히 무서워하면서 나사를 돌렸다. 나사 돌리기에 신경을 너무 쓴 덕분인지 새벽에 5시가 되면 눈이 떠졌고 그 때 바로 침대 옆에 둔 나사를 돌리는 것 (이름이 뭘까요?) 으로 두번,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워터픽 쏘아준 후 또 두번, 이렇게 4번씩 꾸준히 돌려주었다. 아주 다행히 나는 염증으로 인한 스크류의 흔들림이나 빠짐 증상은 없었다. 화상으로 인한 염증이라 겉에만 문제였어서 그런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몇 바퀴인진 모르겠지만 한 20바퀴 째부터 앞니 사이로 바람이 아주 조금 더 통하는 느낌이었고, 돌리면 돌릴수록 내 윗턱이 텐션을 받는 느낌과 코가 좀 뚫리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확실히 기분이 좋진 않다. 그리고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땅콩형 얼굴로 점점 변모해가는 기분이 들어서 아주 많이 우울했다. 사실 지금도 좀 우울하다.
4. 악궁확장장치의 다리 휘어짐
아주 성실하고 간절하게 확장장치의 나사를 돌려주었음에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게 앞니가 전혀 벌어지지 않는 것이 너무 의아해서 하루에 입천장 사진만 거의 10장씩 찍어대던 나는 38바퀴를 돌렸을 때 왼쪽 다리가 완전히 휘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실 이 장치의 다리가 휘어진 것을 보고 나는 그냥 돌출입으로 살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인터넷 글들을 보니 윗턱 뼈가 너무 단단하면 뼈가 쪼개지지 않고 저렇게 다리가 휘어진다는 글을 많이 본 터라 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난 줄 알았다. 그리고 저 휘어진 다리가 입천장 살을 파고 들어서 왼쪽 입천장 전체가 욱씬거렸고 두통까지 밀려왔다. 게다가 염증 콤보까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했는지, 고생을 했는데도 나는 확장에 실패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상실감이 컸다. 그래서 원래 진료까진 5일이 남아있었지만 제일 빠른 날짜로 예약을 다시 잡았고 난 그때 확장 안하고 돌출입으로 살테니 다 떼달라고 말할 참이었다. 어짜피 뗄 참에 저 살에 파묻힌 다리 때문에 아픈 것을 줄이려고 나사를 역으로 4바퀴를 돌렸는데 정말 희한하게 전혀 확장되지 않은 것 같았던 내 윗턱 뼈가 오무라드는 느낌과 동시에 앞니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혹시 확장이 되긴 된건가? 싶긴 했었지만, 만약에 안됐으면 앞뒤 생각없이 그냥 다 떼달라고 말할 참이었음. (사실 이 때는 확장이 됐어도 떼달라고 할 수도 있을 마음 상태였다. 새벽에 아파서 깨서 울고 그랬었다.)
그렇게 상실감과 아픔으로 가득찬 이틀을 보내고 치과가 열자마자 치과로 향했다. 치과에서 기다릴 때만 해도 난 진료실 들어가자마자 확장 안할테니 다 떼달라고 말할 작정이었는데 교정 의사 선생님께서 내 상태를 보시고는 확장이 너무 잘됐다고 말씀하시면서 오히려 5바퀴를 역으로 돌리시는 거다. 그러면서 혹시 아랫턱이나 아래 어금니가 아파서 깬 적이 없었냐고 물어보시는데 순간적으로 없다고 했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아랫턱이랑 어금니 때문에 깬 적이 2번 정도 있었고 아래 어금니가 아파서 음식을 잘 씹지 못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서 다시 있다고 말씀드렸다;;
설마 그게 원인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보통 사람들은 윗턱이 확장됨과 동시에 위에 어금니도 자연스럽게 좌우로 확장되기 때문에 아랫니와의 교합이 틀어질 수밖에 없다고 하신다. 근데 나의 경우는 특히 잘 때 이를 꽉 무는 버릇이 있기에 아래 어금니들이 내 위 어금니가 확장되는 것을 잘 맞는 교합으로 차단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렇게 다리가 휘어졌던 거라고 하셨다. 실제로 윗턱이 확장되었음에도 현재 나의 위아래 교합은 찰떡궁합으로 잘맞음.
그래서 일단 뼈는 벌어졌다고 판단하셨는지 나를 고통스럽게 했던 저 파묻힌 다리들을 제거했고, 제거함과 동시에 두통과 입천장 뻐근함은 완전히 사라졌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입천장의 저 놈의 화상염증이 제일 문제이기에 일단은 저 염증부터 치료해보자고 하신다.
완전히 떼버리려고 했다고 말씀드리니까 지금은 전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하셔서 뭔가 안심이 되었고 다시 내 돌출입을 넣어보겠다는 의지가 생겨났다. 이제 염증 치료를 위해 드레싱을 일주일에 두 번씩 받자고 하시면서 이를 앙 다물지 못하게 하는 플라스틱을 끼워보자고 하신다.
드레싱은 벌써부터 너무 공포스럽다... 교정의 길은 너무 멀고 험난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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